<Origami Universe>전은 ‘우주, 시간, 공간, 생명’이라는 주제 안에서 자연계를 이루는 자체 조직화와 자기 유사성(프랙탈)을, 종이접기라는 아날로그적 형태 제작 방식에 전기 기계장치를 접목한 작품들을 통하여 표현합니다.
전시는 다양한 자연 요소에서 찾아낸 규칙들을 재해석 하여 구조적 형태와 움직임으로 표현합니다. 단일의 소재가 분할되어 패턴을 이루어 3차원의 구조로 자립하는 종이 접기 방식을 차용하여, 기하학적 도형의 반복으로 곡선을 이루고 기계장치들에 의해 접혔다 펴졌다하는 조각들을 이용해 움직임을 만듭니다. 이러한 형태와 움직임을 통해 빛과 어둠, 생명의 탄생과 소멸, 성장과 감쇠 등의 상호 작용과 순환 과정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에너지의 모습을 형상화 합니다. ‘생성’, ‘변화’, ‘소멸’ 세 키워드에 따라 연속된 작품들의 배치는 순환하는 구조를 통해 ‘자기 유사성’을 암시합니다.
1_Dark Matter
<다크 매터>는 종이접기 형식의 구조물이 모터와 기어에 의해 끊임없이 돌아가며 변하는 조형물로, 어둠 속에 담겨 있는 에너지를 시각화한 작품입니다. 암흑물질 (Dark Matter)은 우주에 널리 분포하는,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으면서 질량을 가지는 물질을 말합니다. 암흑물질은 아직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주 전체 물질의 84.5%를 차지하고 유일하게 우주의 팽창을 멈추거나 역행시킬 중력을 가지고 있는 물질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작품은 생명의 탄생과 소멸의 순환 과정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에너지의 모습을 어둠을 상징하는 <다크 매터>라는 이름으로 어둠 속에 담긴 긍정적인 생명의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2_당신이 휘저어 놓은 달걀을 다시 제대로 해놓을 수는 없다
You can’t unscramble an egg
작품은 관람객에게 자연의 거대한 흐름을 연상하게 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상기시킵니다. 강줄기와 같이 기다란 형태의 프렉탈 구조가 공간을 가로질러 설치됩니다. 구조의 기하학적 패턴은 공간의 출구 쪽으로 갈수록 세밀하게 분할되고, 크고 작은 패턴들은 거시적인 시점에서 또 다른 흐름을 만들어 냅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변화의 한 단면과 전체를 동시에 인식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만물은 생동합니다. 정지한 것처럼 보이는 사물도 분자 차원에서는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원자들은 그대로 내버려 두면 가장 멋대로 될 때까지 서로 섞이게 됩니다. 욕조의 물이 차가워지는 것도 물 표면에 있는 속도가 빠른 분자들이 공기 중의 속도가 느린 분자들과 충돌하여 점차적으로 에너지를 빼앗기 때문입니다. 자연은 어떤 구조를 파괴하고 혼합하여 어떤 평균적인 것들을 만드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이렇듯 만물은 변화를 통해 나름의 질서와 안정을 구축해 나갑니다.
흐르는 강물에서, 퍼지는 연기에서 볼 수 있는 질서와 감쇠의 과정은 결코 돌이킬 수 없지만 새로운 질서와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통 이러한 변화의 한 단면만 바라볼 뿐, 정반합이 이루어지는 전체적인 순환 과정은 의식하지 못합니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라고 말했듯 계속해서 새로워지는 강물은, 보다 큰 차원에서 질서와 안정을 향해 달려가는 중입니다. 강이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향하는지, 이러한 변화의 과정 전체를 의식하고 찰나의 순간에 생동하는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할 때,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 질 것입니다.
3_BIG CRUNCH
빅뱅의 반대 개념인 빅 크런치(대함몰)를 연상케 하는, 끊임없이 중심부로 수렴하는 형태의 구조물을 통해 순환하는 에너지를 표현합니다. 작품 전면에 설치된 LED 조명 빛은 작품의 입체적인 형태를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게 하고 거울 같은 표면에 반사되어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바뀌는데 타오르는 듯한 붉은 빛으로 물들이기도 하고 오로라 같이 형형색색으로 빛나기도 합니다.